푸른 제주 도로든 낯선 해외 도심이든, 렌터카를 이용하는 순간부터 사고 위험은 따라붙는다. 렌터카 보험은 의무는 아니지만, 단 한 번의 접촉사고로 수백만 원의 수리비를 감당해야 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사실상 ‘필수 안전장치’로 자리 잡고 있다. 기본 보장부터 완전 면책 옵션까지, 렌터카 보험에 대한 이해는 선택이 아닌 ‘준비’다.
렌터카 보험은 차량 대여 시 발생할 수 있는 사고나 손해를 보장하는 상품이다. 개인 차량에 가입된 자동차 보험과는 별도로, 렌트 이용 계약 시점에 가입 여부를 선택해야 한다. 가장 기본적인 보험은 ‘자차 보험’으로, 사고 발생 시 일부 금액을 운전자가 부담하고 나머지를 보상해 주는 방식이다. 통상 차량 렌트 요금에 포함되어 있지만, 자기 부담금은 업체마다 30만 원에서 50만 원 이상으로 다르다.
렌터카 보험은 대체로 두 가지 형태로 나뉜다. 하나는 기본 자차 보험이고, 다른 하나는 완전 면책 보험이다. 기본 자차는 사고 시 일정 금액을 운전자가 부담하지만, 완전 면책은 이름 그대로 사고 발생 시 수리비와 관련된 모든 비용이 보험으로 처리돼 본인이 부담할 금액이 ‘0원’이다. 이 옵션은 하루 약 2만~3만 원의 비용이 추가되지만, 특히 운전이 익숙하지 않거나 낯선 지역에서 장거리 주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추천되는 선택지다.
실제로 보험 없이 렌터카를 운전하다 사고가 발생하면, 수리비는 물론 상대 차량 수리비, 심지어 렌트 업체의 차량 운행 중단에 따른 영업 손실까지 모두 이용자 부담으로 청구될 수 있다. 경미한 긁힘도 수리비가 30만 원을 훌쩍 넘는 경우가 많고, 범퍼 교체나 문 교체처럼 교체가 필요한 경우엔 수백만 원에 달한다. 한 여행객은 주차 중 발생한 경미한 접촉사고로 220만 원의 수리비를 부담해야 했던 사례도 있다.
렌트카렌터카 보험 가입 전에는 보장 범위를 꼼꼼히 살펴야 한다. 일부 보험은 차량 외부 손상만 보장하고, 유리나 타이어, 차량 하부 손상은 제외되는 경우도 있다. 또, 보험이 적용되는 운전자는 계약서에 명시된 본인에 한정되기 때문에 동승자가 운전할 경우 별도 등록이 필요하다. 특히 해외 렌터카의 경우 보험 범위가 국가 및 렌트 업체에 따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사전 확인이 필수다.
보험을 가입해도 사고가 나면 당황하기 마련이다. 우선 차량을 도로 가장자리나 안전한 장소로 이동시킨 후 사고 현장을 사진으로 기록해야 한다. 이후 렌트카 업체와 보험사에 즉시 연락하고, 필요시 경찰에 신고한다. 보험사에는 사고 경위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차량 수리와 보상 절차는 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진행된다. 보험 처리가 누락되거나 지연되지 않도록 접수 시간을 최대한 앞당기는 것이 중요하다.
렌터카 보험은 ‘선택’이지만, 실제 사고를 겪어본 이들에게는 ‘안전벨트’와도 같은 존재다. 매년 렌터카 이용이 증가하는 만큼, 보험 가입 여부는 여행 계획 수립의 첫 단계가 되어야 한다. 초보 운전자이거나 장거리 이동이 예정되어 있다면, 하루 2~3만 원의 완전 면책 옵션이 수백만 원의 위험을 막아줄 수 있다.
봄 나들이와 여름 휴가를 앞둔 지금, 렌터카 예약과 동시에 보험 조건부터 다시 한번 체크해 보길 권한다.
인천공항, 제주, 강릉 등 렌트카 이용이 많은 지역에서는 일부 업체가 ‘보험 포함 가격’을 홍보하기도 하지만, 실제 계약 조건을 확인해 보면 자기 부담금이나 보장 제외 항목이 명시되어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가입 시 '타이어, 유리, 하부 손상 보장 여부', '대인·대물 보장 범위', '운전자 추가 등록' 가능 여부 등을 필히 확인해야 한다.
렌터카 보험과 관련해 자주 묻는 질문도 많다. ‘보험은 꼭 가입해야 하나’, ‘사고 나면 무조건 경찰 신고해야 하나’ 등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렌터카 보험은 법적으로 필수는 아니지만, 사고 시 책임은 전적으로 운전자에게 귀속되기 때문에 사실상 필수다. 인명 피해나 대인 사고가 있는 경우 경찰 신고는 의무이며, 상대 차량과의 접촉 사고 시에도 신고가 권장된다.
렌터카 반납 직전에는 보험을 추가할 수 없기 때문에, 계약 시점에서 모든 사항을 결정해야 한다. 음주운전이나 무단운전처럼 명백한 보험 제외 항목에 해당될 경우, 어떤 보험도 적용되지 않으며 피해 비용은 전액 본인 부담이다.
여행이 즐거운 기억으로 남기 위해서는, 예상하지 못한 변수까지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렌터카 보험 가입은 그 첫걸음이다. 운전 실력보다는 ‘예상치 못한 상황’에 대한 대비가 더 중요하다.